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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국내영화

[영화리뷰] <쉬리> - 쉬리는 왜 히트를 쳤을까?

 

 

줄거리

국가 비밀기관 OP의 특수요원인 중원(한석규)과 장길(송강호)은 최근 일어난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이다. 제보를 약속한 무기밀매상 보스 임봉주가 눈앞에서 저격당하자, 둘은 저격 스타일을 보고 북한 특수요원 이방희가 활동을 재개했음을 안다. 북에서는 이방희의 특수교관이었던 박무영(최민식)이 북한 특수 8군단과 함께 내려오고 유중원과 이장길은 최근의 암살이 국방부에서 개발한 CTX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깨달은 둘은 국방과학 연구소로 향하지만 이미 박무영이 CTX를 탈취한 상태다. 항상 적은 한 발 앞서 OP의 상황을 알게되고 OP 내부에서는 서로를 의심하게 된다. 명현(김윤진)과 결혼을 앞둔 중원은 명현을 피신시키는데... 국가 비밀기관 OP의 특수요원인 중원(한석규)과 장길(송강호)은 최근 일어난 암살 사건을 수사 중이다. 제보를 약속한 무기밀매상 보스 임봉주가 눈앞에서 저격당하자, 둘은 저격 스타일을 보고 북한 특수요원 이방희가 활동을 재개했음을 안다. 북에서는 이방희의 특수교관이었던 박무영(최민식)이 북한 특수 8군단과 함께 내려오고 유중원과 이장길은 최근의 암살이 국방부에서 개발한 CTX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깨달은 둘은 국방과학 연구소로 향하지만 이미 박무영이 CTX를 탈취한 상태다. 항상 적은 한 발 앞서 OP의 상황을 알게되고 OP 내부에서는 서로를 의심하게 된다. 명현(김윤진)과 결혼을 앞둔 중원은 명현을 피신시키는데...

 

 

<스포일러 없음>

한국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쉬리>.

전국에서 약 600만명의 관객을 모았고, 개봉과 동시에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기록을 단숨에 깨부쉈다.

외적으로는 삼성의 대규모 투자와 화려한 라인업을 통해, 내적으로는 보편성과 특이성을 모두 잡으며 성공을 움켜쥔다.

 

 

미드 <로스트>에서 봤던 반가운 얼굴인 김윤진도 보았다.

<쉬리>는 옛날 영화이지만, 시대를 타고 변하는 기준으로 보아도 클래식으로 남을만한 영화다.

이 영화는 마치 마이클 만 감독의 <히트>처럼, 관객을 몰입시키는 힘이 있다.

주제가 지나치게 무겁지 않다. 지나치게 예술적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너무 가벼운 소재도 아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획기적이었던 총격전, 그리고 첩보-액션-멜로 세 가지 장르의 적절한 배합은, 왜 이 작품이 20세기 한국 최고의 영화가 될 수 있었는지 작품 스스로가 직접 증명한다. 

 

 

이 장면은 마치 <사랑은 비를 타고>의 장면을 보는 것 같다.

플롯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미쟝센에도 신경을 쓰며, 주어진 예산을 최대한 활용하고 적극적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엿보인다.

 

 

훈훈한 청년배우를 주로 맡아오던 최민식은 <쉬리>의 박무영 역할을 통해 본인의 스펙트럼을 한 층 더 넓혔다.

앳된 얼굴의 황정민, 김수로, 장현성 배우를 찾아 보는 것도 현 시점의 감상에서 나름의 재미다.

 

 

(주)시네콰논, 어뮤즈의 수입과 배급을 받아 일본에도 진출하고, <쉬리>는 무려 30억엔의 수입을 벌어들인다.  

일본 내 한류열풍이 딱 불어올 시기쯤과 겹치는데, <8월의 크리스마스>의 히트와 그 주연배우 한석규의 출연이 <쉬리>의 흥행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듯하다. 물론 이후 배용준의 출연으로 한류는 일본 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다.

 

 

<쉬리>는 보편적이면서도 특이하다. 두 가지 장점을 모두 살렸기에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 영화는 전 세계 곳곳에서 보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는 한다.

생존본능을 다룬 <덩케르크>, 의심과 믿음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다우트>, 성적 욕망을 다루는 <로리타>, 복제 인간의 이슈와 인간 존엄에 관련된 질문을 던지는 <가타카>처럼 인간본성을 탐구하는 영화나, 자본주의의 맹점을 꼬집는 <설국열차>처럼 보편적인 문제를 다루는 영화는 많고, 그 중에서는 좋은 영화도 많다.

<쉬리>역시 보편성을 부드럽게 건드린다. "체제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는 것이 옳은가?"라는 낡았지만 강력한 테제에 대해 논쟁의 여지를 남겨둔다. 남녀간의 로맨스라는 보편적이고도 아주 보편적인 소재를 이용한다는 점도 성공요인이다.

 

 

보편적이면서도, 색다른 영화가 잘 팔리기도 한다.

와이티티의 <조조 래빗>은 나치와 유대인이라는 많이 다루어진 소재에, 나치아이의 시선이라는 특이한 필터를 씌움으로써 성공한 영화다. 호소다 마모루의 <늑대아이>는, 모성애라는 보편적인 소재에 '늑대'라는 특이점을 붙임으로써 성공한다.

<쉬리>의 특이점이 무엇일까? 바로 분단현실을 다루는 액션, 첩보, 로맨스물이라는 점이다.

특히 이루어질 수 없는, 이데올로기간의 교차되는 남녀간의 사랑은 동아시아권에서 굉장히 독특한 접근법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관객은 <쉬리>에서 눈을 떼지 못했을 것이다.

 

 

<쉬리>는, 관객이 '왜 굳이 극장에 찾아가서 돈을 내고 영화를 관람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설명하는 영화다. 

아직도 저 근본적인 질문에 대답조차 하지 못하는 영화들이 팽배한 한국영화씬에, 제 2의 <쉬리>가 나와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