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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해외영화

[영화리뷰] <아메리칸 허슬> - From the Feet Up to the Feet On the Ground

 

줄거리

허접 사기꾼들의 살아남기 위한 가장 치밀하고 완벽한 한 탕이 시작된다

희대의 범죄소탕 작전을 위해 최고의 사기꾼 커플 어빙(크리스찬 베일)과 시드니(에이미 아담스)를 스카웃한 FBI 요원 디마소(브래들리 쿠퍼), 그리고 그들의 수작에 표적이 된 카마인(제레미 레너).
 딱 4명만 잡자던 그들의 계획은 정치인, 마피아까지 연루되고, 설상가상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빙의 아내 '로잘린'(제니퍼 로렌스)까지 가세하자, 판은 점차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데…

<스포일러성 리뷰>

우리는 포장된 삶을 살아가는 어빙과 시드니를 본다.

포장된 삶은 '가짜'다. 진짜들의 세계에서 가짜란, '사기'다.

사람들은 종종 SNS, 심지어는 혼자만의 공간에도 사기를 벌인다.

포장된 삶을 보여주고 받는 달콤한 피드백에 어느덧 둘러쌓이게 된다.

비록 '진짜'인 나의 경험이라 할 지라도, 딱 잘라 그것은 '가짜'라고 말하고 싶다.

사견이 삽입된 현실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을 바탕으로, 어떤 사진을 올릴 것인지 고민하며 '포장 작업'은 시작된다.

사진의 보정은 어떤 식으로 적용할 것인지, 어떤 글귀를 추가해야 더 많은 관심과 인정을 받을 것인지 계산한다.

그렇게 배설한 결과물은 '진짜' 나는 아닐 것이다. 

그 행위 자체를 욕하고 싶지는 않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개인적 차원의 동기부여 혹은 자존감의 원천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 결과물을 현실의 존재와 분리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저 각색의 삶인 셈이다.

이런 포장과 사기, 각색, 그리고 가짜인 삶을 살아온 사람이 시드니와 어빙이다.

하지만 마지막에 바뀌는 사람도 시드니와 어빙이다.

두 사람은 Feet up된 상태, 즉 붕-뜬 상태에서 Feet On the Ground의 상태, 즉 단단한 상태로 변모한다.

이는 자아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존재를 형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성장과정의 피날레를, (본래의 손톱이 아닌 인공손톱을 만들어주는) 매니큐어를 버리는 장면으로 지원사격한다.

안 쓴다며 버린 매니큐어의 원래 주인은 로잘린이다.

가장 철없는 인간으로 그려지는 것과는 별개로, <아메리칸 허슬>에서 유일한 '진짜'는 로잘린 역의 제니퍼 로렌스다. 

끝까지 '내가 누군지'를 확실히 알고, 가짜들의 판에서 나다움을 지켜낸 사람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한다. 라틴어에서 Image의 어원은 imitation이듯. 

가짜의 삶을 통해 진짜를 모방하던 어빙과 시드니는 시행착오를 통해 진짜가 되었다.

 

하지만 진짜의 삶을 가지고도 가짜를 모방하던 리치는 결국 피폐해지지 않았는가.

 

기분좋게 화려하게 만든 권선징악적 성장영화다.

 

ⓒNaver영화, IM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