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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해외영화

[영화리뷰] <싸이코> - 몰아치는 몰입감

줄거리

회사원인 마리오(쟈넷 리 분)는 그녀의 애인 샘(존 개빈 분)과 결혼하길 원하지만 샘은 빚을 갚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 사장이 은행에 입금하라고 맡긴 돈을 들고 도망친다. 돈을 가지고 샘을 만나러 떠난 그녀는 도주 첫날 밤 도로변에 있는 낡은 모텔에 묵게 된다. 모텔의 주인인 노만 베이츠(앤소니 퍼킨스)는 그녀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며 자신은 모텔 바로 뒤쪽 빅토리아풍의 큰 저택에서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고 말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마리온이 샤워를 하는 도중, 난데없이 검은 형상이 욕실에 나타나고 마리온은 실종된다. 실종된 마리온을 찾기 위해 그녀의 언니 릴라와 샘, 그리고 보험회사 측에서 고용한 탐정인 아보가스트 등 세 사람이 추적에 나선다. 아보가스트는 조사 끝에 그녀가 머물렀던 모텔을 찾게 되는데...

<스포일러성 리뷰>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는 로버트 블록의 동명소설을 기반으로 각색된 작품이다. 1960년대의 영화로 받아들이기엔 굉장히 잔인하고, 선정적이고, 또 모험적이다. 

 

히치콕 감독은 <이창>에서도 그랬듯, 관객을 관음의 범죄에 참여하게 한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극 중 인물에 투영되도록 만드는 효과를 이끌어낸다. 이 점에서 관객들은 그의 영화에 한 단계 높은 몰입감을 경험하게 된다.

 

다른 방식의 접근으로, 씨네 21에서는 "결국 〈싸이코〉를 비롯한 히치콕의 영화들이 시선이라는 권력의 비윤리성을 폭로한다는 얘기인 셈'이라며 히치콕의 관음증이 가진 의미를 설명하기도 한다.

노먼 베이츠역의 앤서니 퍼킨스는 <21 아이덴티티>의 제임스 맥어보이에 견줄만한, 혹은 그 이상의 섬뜩함을 안겨주는 해리성 인격장애자를 연기했다.

 

어머니라는 존재에 과몰입하고 극도로 의존하는 탓에 이중인격까지 앓게된 그는 해리성 인격장애자와 더불어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지닌 아들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되는 것이 좋은 영화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 싶다.

<싸이코>는 영화사에서 손에 꼽히는 유명한 장면 중 하나인, 마리온의 샤워신을 배출해 낸 작품이기도 하다.

 

그 당시에 발가벗은 여인을 흉기로 난도질하는, 선혈이 낭자한 장면은 통과될 리 없는 씬이었다. 

 

하지만 히치콕은 속도감 있는 컷의 편집과, 유추를 통해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장면들을 삽입함으로써 검열을 교묘히 피해갔다.

 

이 암시의 방법은 오히려 직접적인 시각적 스펙타클의 단순한 열거보다 충격적인 감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접근법은 클래식으로 회자되고는 한다.

스릴러/공포의 장르를 즐기지 않는 편이지만, <이창>, <레베카>, <새>등에서 접한 히치콕은 한 사람의 취향에 크게 영향을 준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히치콕과 같은 시대를 살지는 않지만, 긴 시간이 흘렀더라도 그의 작품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

 

더욱이, 당시 80만 달러의 적은 금액으로 이 정도 수준의 영화를 만들어 낸 히치콕에게 존경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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