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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해외영화

[영화리뷰] <스토커> - 폭력성의 유전으로부터

줄거리

18살 생일, 아빠가 죽고 삼촌이 찾아왔다.

18살 생일날 갑작스런 사고로 아빠를 잃은 소녀 인디아(미아 바시코브스카).
 그녀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 찰리(매튜 구드)가 찾아온다.
 
 남편의 죽음으로 신경이 곤두서있던 인디아의 엄마 이블린(니콜 키드먼)은
 젊고 다정한 찰리에게 호감을 느끼며 반갑게 맞아주고
 인디아는 자신에게 친절한 삼촌 찰리를 경계하면서도 점점 더 그에게 이끌린다.
 
 매력적이지만 수수께끼 같은 존재인 찰리의 등장으로
 스토커가(家)에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인디아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하고
 인디아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한 충격적인 비밀들이 드러나는데...
 
 전세계를 사로잡을 매혹적인 스릴러가 온다!

<스포일러성 리뷰>

박찬욱 감독의 이후의 작품 <아가씨>가 동양의 저택이 가진 아름다운 미쟝센을 보여준다면, <스토커>는 서양의 저택에서 미쟝센을 뽑아낸다. 예술 전공이 아닌 사람이 보더라도, 음악과 미술적으로 굉장히 아름다운 영화다. 하지만 그 속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섬뜩하다.

 

*<스토커>는 알프레도 히치콕의 <의혹의 그림자>를 상당부분 차용했다고 한다. 

이 작품의 널리 알려진 해설은 다음과 같다.

 

인디아의 폭력성은 유전에 의한 것이고, 삼촌 찰리는 그 선천적 폭력성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인디아의 폭력성은 아버지와 함께하는 사냥으로부터 통제되어왔다. 하지만 아버지는 죽고, 삼촌 찰리를 만난 인디아는 결국 내면의 폭력성을 확인한다. 

영화에서 두 번 나오는 '날개짓'이 내 눈에 띄었다.

 

작품 초반부에, 인디아는 침대에 누워 실크잠옷을 입고 날개짓을 한다. 작품의 후반, 찰리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찰리가 동생을 땅에 묻고 그 흙 위에서 날개짓을 하는 장면이 굉장한 유사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두번째는 신발의 동일한 디자인이 이목을 끌었다.

 

인디아는 매 생일마다 찰리삼촌으로부터 신발을 선물받는다. 그 신발은 모두 스니커즈 계열로, 앞코와 신발끈이 흰색이고 나머지는 검정색이다. 모든 신발이 흑백 디자인이다. 왠지 신발의 흑과 백이, 인디아의 숨겨온 내면과 드러난 내면을 모두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뱀같은 허리띠를 이용해 찰리는 이블린을 목졸라 죽이려고 하고, 뱀가죽으로 된 하이힐을 신고 나타난 인디아는 찰리를 엽총으로 쏴 죽인다. 이 영화에서 폭력성은 뱀, 즉 악으로 표현한 것처럼 느껴진다.

 

수미쌍관의 형식을 채택했지만, 깨끗한 느낌으로 마무리를 짓는 영화는 아니었다. 줄거리는 특별한 점 없이,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좋은 감독은 한정된 자원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낸다. 

여담으로, <프로포즈 데이>에서 에이미 아담스와 호흡을 맞춘 매튜 굿의 느낌과는 너무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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