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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국내영화

[영화리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 신예가 밀고, 베테랑이 당긴다.

줄거리

[모든 것은 돈 가방과 함께 시작되었다.]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 탕을 꿈꾸는 태영.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 중만.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
 
 벼랑 끝에 몰린 그들 앞에 거액의 돈 가방이 나타나고,
 마지막 기회라 믿으며 돈 가방을 쫓는 그들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큰돈 들어왔을 땐 아무도 믿음 안돼”]
 
 고리대금업자 박사장,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 불법체류자 진태,
 가족의 생계가 먼저인 영선, 기억을 잃은 순자까지...
 
 절박한 상황 속 서로 속고 속이며 돈 가방을 쫓는 그들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한탕을 계획한다.

<스포일러 없음>

신인감독의 영화다. 베테랑 배우진과 프로듀서로 신구의 균형을 맞췄다.

말 그대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이야기다. 작품이 가지는 흡입력이 굉장하다.

감독은 디테일에 관해 많은 설명을 하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때문에 조금씩 빈약한 부분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주는 서스펜스는 관객과 배우 모두에게 다가오며 배가되는 효과를 보는 듯하다.

* (잔인함과 범죄/스릴러의 취향이 전혀 아니라면, 이 작품이 주는 서스펜스를 견디기 힘들 수 있을 것 같다.)

정우성은 <증인>과 <더 킹>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조금 다르게, 작품에서 혼자 떠있다는 느낌을 준다.

잘생긴 외모와 젠틀한 목소리 톤이 되려 작품의 성격에 고루 스며들지 못하는 부분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정우성의 작중 역할이 가져야'만'하는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일부러 그 스며들지 못하는 느낌을 의도한 것이라면, 굉장히 성공적인 캐스팅이라고 생각된다.

정만식과 그 부하로 나오는 배진웅은 그냥 사람이 그 배역 자체였고, 적당히 폭력성과 유머러스함을 섞어놓았다.

제 속을 안드러내는 게 신세계의 '정청'이라면, 제 속을 다 드러내는 게 이 영화에서의 박두만 사장이다.

이 영화는 배우진에 오로지 전도연만 캐스팅했더라도 성공했을 것이다.

칸의 여왕답게, 압도적인 존재감과 장악력을 보여준다. 

<관상>의 수양대군 이정재, 그리고 <밀정>의 까메오 이병헌 이후 한국영화에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고밀도다.

그녀가 주는 존재감은 너무나 강렬해서, 영화가 끝나면 전도연만 기억에 남는 수준이다.

전도연의 연기를 보기위해 이 영화를 선택해도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신현빈이라는 배우는 이 작품에서 처음 봤는데, 등장 씬에서 얼핏 봤을 때 윤승아 탤런트로 착각했다.

합을 맞춘 정가람 배우와 케미스트리도 좋았고, 이 작품에서 꽤 의미있는 비중을 차지한다.

외에도 많은 배우들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신인감독이기에 미흡한 부분이 약간은 있었지만, 중반부 휘몰아치는 관객 장악력과 서스펜스가 인상깊은 영화다.

*쿠키영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