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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해외영화

[영화리뷰]<블랙위도우> - 화려한 솔로의 따뜻한 가족애

<서론>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일도 바쁘고, 개인적으로도 바쁜 나날들이 이어지면서 영화관은 자주 가지 못했네요.

그렇게 지내다보니 코로나때문에 연기되어오던 마블도 개봉을 하고요.

 

동네친구와 오랜만에 마블 시리즈를 영화관에서 관람한 것 같습니다.

밤 시간에도 영화관에 사람이 북적거리는 광경은 꽤 오랜만이네요.

반갑더라구요. 영화관이 모쪼록 탄력있게 회복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약 스포일러성 리뷰>

 

<블랙 위도우>는 어벤저스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블랙 위도우의 단독 영화다.

정말 오래 기다렸다. 단독 무비를 찍는다는 얘기는 대학 신입생 시절부터 돌았으니까 말이다.

토르, 헐크 등의 탈인류적인 능력에 비해 단조로울 수 있는 액션이지만, 영화 <블랙 위도우>에서 블랙 위도우의 액션은 군더더기 없는 날렵함이었다.

소녀 나타샤의 성장기, [레드룸]의 진실, 나타샤의 가정 등, 화려한 액션을 논하지 않더라도 영화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소재를 많이 심어두었다.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상자가 비었음을 알면서도 모두 열어보고 싶었던 어린 나타샤와, 관객인 우리는 같다.

이미 나타샤의 결말을 어벤저스에서 목격한 관객들이지만, 그래서 내용이 짐작이 간다고 할지라도, 그래도 우리는 꿋꿋하게 보러 오니까.

그리고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은 그 회답으로써 관객과의 의리를 지켜냈다.

영화는 나타샤의 성장기 시절로 시작된다. 녹음이 우거진 하늘 사이로 햇살이 내리쬐고, 카메라는 좌에서 우로 햇살을 담아가며 하늘을 덮는 나뭇잎을 쓸어내려간다.

하지만 이렇게 따뜻했던 카메라는 이어서 연약하고 어린 나타샤 자매를 담아내며 영화가 시작한다.

이후 나타샤와 그녀의 동생 옐레나가 처하게 되는 상황, 그녀의 가족, 각종 사건 사고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의 해결. 영화의 흐름은 단순한 히어로물의 줄거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케이트 감독이 이 영화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가족'이다.

온전한 가족이라고 할 수 없는 나타샤의 가족들이 영화 내내 증명하는 가족애는, 혈연으로 이루어낸 드레이코프와 그의 딸이 보여주는 관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만큼 따스하다. 

마지막에 이르러 어른이 된 나타샤의 모습으로 컷이 시작된다. 첫 컷처럼 녹음이 우거진 하늘 사이로 햇살이 내리쬔다. 카메라는 반대로 우에서 좌로 햇살을 담아가며 하늘을 덮는 나뭇잎을 쓸어내려간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카메라는 가정을 향해 다가가는 나타샤의 단단한 뒷모습을 담아내며 영화가 마무리된다.

 

그 어떤 히어로 영화보다 가족서사주의적인 히어로물, 거기에 통쾌한 권선징악적 걸크러쉬 액션까지.

<블랙 위도우>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영화가 될 준비가 되어있다.

**

단 아쉬운 점이 있다면, 디즈니의 조삼모사 식의 인종배분이다. 

흑인의 인어공주, 흑인의 백설공주를 만들 이유가 충분한 그들로서, 블랙위도우의 조주연을 모두 백인으로 캐스팅하고 흑인의 할당량 채우기를 통해 인종적 비율을 맞추는 처사가 참으로 아이러닉하다. 

당연히 동양인은 몇 번 보이지도 않았다...

*쿠키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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