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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해외영화

[영화리뷰] <바그다드 카페> - 공감의 풍요로움이 그리는 담백한 행복

줄거리

 황량한 사막에서 일어난 마법 같은 기적!
 당신의 삶을 위로할 가장 아름다운 뮤직바이블이 찾아옵니다! Calling You!

<스포일러성 리뷰>

꽤 오래된 영화를 찾고 싶었다. 이데올로기 싸움하던 시대까지 영화를 찾아 올라가기는 또 싫었다.

 

그래서 보고싶은 영화 목록을 뒤적이다, 맥주 한 캔을 따고 <바그다드 카페>를 재생했다.

 

그리고 나는 4년 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다시 느꼈다.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영화의 취향은 단순하다. 스크린이 올라간 뒤에도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 

 

<바그다드 카페>는 절대 그런 부류의 영화는 아니다. 

 

그저 담백한 행복감이 주는 벅차오름을 가진 영화가 있다. <바그다드 카페>를 두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

 

기교하나 없이, 이렇게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낀다.

<바그다드 카페>는 특별한 점 없는 두 여성의 이야기다. 그것도 서로 완전히 다른.

 

미국 여행 중, 남편과 다투고 무작정 길을 걷다 한적한 카페에 정착한 독일 여자 야스민은 카페에 정을 붙인다.

 

그녀는 이해심과 다양한 개인기를 가진 외부인으로서 카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저 삶을 살아가던 바그다드 카페의 안주인 브렌다는 야스민에게 마음을 열게 되면서, 스스로도 활기를 찾게 된다.

 

목적이라고 할 것도 없이, 하루하루를 어쩔 수 없이 채워가던 브렌다. 그리고 그 주변의 그저그런 또 다른 브렌다들.

 

그들과 모하비 사막의 낡고 한적한 카페는 야스민의 방문과 함께 의미와 생기를 찾는다.

인류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해왔다.

 

퍼시 애들론 감독은 '공감'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이 영화가 꽤 오래전에 나왔음에도, 훌륭한 여성영화를 얘기할 때면 아직도 등장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무래도 이 영화의 저변에 깔린 '공감 능력' 때문인듯 보인다.

 

거꾸로 말하자면, 아직도 현대사회에서 '공감'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영화가 나온 시대만큼이나 혼란스러운 사회에 살고 있다.

 

이념갈등과 군비경쟁의 시대에서 출발하여, 성별갈등과 소비경쟁의 시대에 도착하게 되었다.

 

우리는 <바그다드 카페>에서 아이에 대해, 바흐에 대해, 부메랑에 대해, 커피 취향에 대해 공감하는 그들을 본다.

 

그들은 물질적으로 조금 불편할지라도, 정신은 너무나 풍요롭다.

하지만 현대사회에 사는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우리는 30년도 더 넘은 오래된 영화를 왜 지금도 소비할까?

 

바로 <바그다드 카페>는 일종의 '정신적 지향점'에 가깝기 때문이다.

 

현재의 우리가 가진 물질적 풍요는 우리의 공감능력과 반비례할까, 그럴 필요가 전혀 없음에도.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사람에게, 그것은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이다.

 

<바그다드 카페>는, 우리로 하여금 세상 어디에나 있는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눈을 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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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vetta SteeleCalling You와 <바그다드 카페>의 분위기는 마치 원래부터 서로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

 

마치 셀린 디온의 My Heart Will Go On이 <타이타닉>과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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