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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해외영화

[영화리뷰] <좋은 친구들> - 좋지도 않은, 친구도 아닌.

 

줄거리

아일랜드계 이탈리아인 헨리 힐(레이 리오타)와 토미(조 페시)는 13살에 마피아에 입문해 지미(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트럭이나 공항 화물을 훔치는 일을 한다. 결혼 후에도 마피아 생활을 계속하는 헨리는 이제 조직에서도 안정된 위치와 경제적 여유를 갖는다. 어느 날 헨리와 지미는 공항터미널 사건을 모의해 현금 6백만 달러라는 엄청한 돈을 훔친다. 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혈안이 된 지미는 모의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죽이고, 토미는 마피아 조직에 가담했다가 살해당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헨리마저 마약거래로 경찰서에 잡혀 들어가는데...

<스포일러성 리뷰>

이번에 <아이리시맨>을 통해, 여전히 시네마는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준 스콜세지 감독의 예전 영화 <좋은 친구들>을 드디어 보았다.

 

두 시간 반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으로, 상당히 긴 편이다. 하지만 막상 재생버튼을 누르니 영화가 나를 흡입했고, 146분은 금방 지나가버린다.

대부2

비슷한 이야기로 코폴라 감독의 <대부>가 있다. <대부> 시리즈는 시칠리아 마피아의 멋들어진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좋은 친구들>은 마피아도 아닌, 그저 뉴욕의 갱단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들의 추악한 몰락을 이야기한다.

 

<(https://en.wikipedia.org/wiki/Lufthansa_heist)

 

Lufthansa heist - Wikipedia

The Lufthansa heist was a robbery at New York City's John F. Kennedy International Airport on December 11, 1978. An estimated $5.875 million (equivalent to $23 million in 2019) was stolen, with $5 million in cash and $875,000 in jewelry, making it the larg

en.wikipedia.org

https://www.britannica.com/event/Lufthansa-heist

 

Lufthansa heist | Background & Facts

Lufthansa heist, 1978 theft of some $5.8 million in cash and jewels from the Lufthansa air cargo building at John F. Kennedy International Airport.

www.britannica.com

루프트한자 강도사건은 1978년 12월 11일 JFK공항에서 현재 가치로 2300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 단 한 시간만에 절도당한 사건이다.

 

미국 최대의 강도 사건인 이 사건은 뉴욕 5대 범죄집단 중 하나인 Lucchese 家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되고 수행되었다. <좋은 친구들>은 이 사건을 수행하는 갱단에 대해 다룬다.

로버트 드 니로

이 조직에 제임스 버크라는 우두머리급 인물이 있었고, 로버트 드 니로가 이 인물을 연기한다.

 

그 외에도 <나 홀로 집에>에서 키작은 강도역할을 맡은 것으로 국내에서 유명한 조 페시가 등장하고, 조 페시는 이 작품을 통해 1991년, 제 6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다.

 

그리고 이 둘은 이번 <아이리시맨>에서도 합을 맞춘다.

조 페시

레이 리오타가 이 작품의 화자이자 주연으로 등장한다.

 

그의 외모가 주는 첫인상은 마치 조금 더 두껍고 남성적인 조니 뎁을 생각나게 했다.

레이 리오타

<좋은 친구들>에 출연하기 전까지, 레이 리오타의 필모그래피에는 5편의 영화밖에 없었고, 심지어 그 중 하나는 단편이었다.

 

그는 <양들의 침묵> 감독인 조나단 드미의 <썸씽 와일드>에서 레이 싱클레어 역으로 얼굴을 알렸고, <좋은 친구들>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며 크게 성공했다.

지미(로버트 드 니로 분)는 법정에서 나온 소년 헨리(레이 리오타 분)에게 두 가지를 명심시킨다.

 

"친구를 배반하지 말 것", 그리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입을 다물고 있을 것".

 

그리고 사고를 친 헨리를 혼내기는 커녕, 이 두 가지를 잘 해줘서 고맙다며 오히려 헨리를 북돋워준다. 

그렇게 헨리는 조직 내 간부급으로 성장했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어느덧 헨리는 조직 내에서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졌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게 헨리는 자신이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그리고 자신이 사귀어 온 '좋은 친구들'의 범죄를 증언하기 위한 법정에서, 헨리는 정확히 저 두 가지를 거스르며 본인의 범죄 커리어를 끝낸다.

이 영화에서 정말 인간다운 관계란,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그 감정을 제외하고는 모두 위선적이거나, 거짓이다. 

 

그들은 돈이 얽혀있다면 언제든 친구의 뒷통수에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

 

자신에게 불똥이 튈 것 같으면 몇 년을 알고 지냈건 돈 몇푼에 정리한다.

 

그들은 분노의 대상을 오직 약자에게 겨냥한다.

 

그들에게 이탈리아 마피아는 영광스러운 집단이다. 그런 그들이 내 친구를 죽였을 때는 어떤 응징도 하지 못한다.

과시와 허영에 가득찬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한 그들에게는 동업자만 있을 뿐, 평생 '좋은 친구들'을 가져본 적이 없다.

 

이렇듯 스콜세지 감독은 남자의 로망에 가까워보이는 삶을 사는 것 같은 그들이, 사실은 모래성같은 허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2020년 매섭게 추운 2월 중순, 스콜세지를 정주행하는 날들을 보내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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